지금부터는 해당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.
전작들의 오마주, 흥미롭지만 식상할 수 있는 에일리언 세계관
이번 에일리언 로물루스에서는 에일리언 1편과 2편 사이의 시간대의 세계관을 영화로 담았습니다.
식민지 행성에서 더 이상 희망도 없는 삶을 사는 주인공 레인과 아버지가 남긴 합성인간 앤디의 모습은 그 곳에서 벗어날 수 없고 다른 노동자들 처럼 탄광 노동에 대한 착취로 병들고 죽음만이 기다리는 삶이 있을뿐이었습니다.
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꿈에 그리던 ‘이바나’ 로 가기 위해서는 식민지 행성 위 방치되어있는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서 냉동포트를 훔쳐 동면으로 우주 항해를 해야하는 것.
꿈도 희망도 없는 주인공 무리에겐 죽음의 목적지로 가야 할 이유였습니다. Share on X군인도 아닐뿐더러 에일리언이라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마저 모르는 그들에게 앞으로 닥칠 위험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클리셰 입니다.
에일리언 1편부터 보면 엄청난 미래인데도 구식 컴퓨터와 당시에는 최첨단으로 표현했던 레트로 한 디자인들이 로물루스에서 그대로 재현되어 색다른 감동을 주었고, 폐쇄된 공간에서 주는 공포는 에일리언만이 줄 수 있는 고전 공포의 재림이었죠. 우주의 신비감을 주는 음악에서는 약간 스타워즈의 분위기가 섞여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폐쇄된 어둠속에서 심작박동이나 발걸음 같은 둔탁한 리듬감이 음향적으로 충분히 몰입감을 주었는데요.
어차피 죽게 될 등장인물들의 죽음은 짧고 장렬하면서, 쫓기는 부분에서 긴박감을 음악이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. Share on X
점프 스케어 용으로 간단하게 쓰였던 페이스 허거가 나름 비중있게 나오며 무리로 주인공 일행을 쫓는 장면은 스피디 하면서 인상깊었던 부분중 하나 입니다. 익숙한 장면에 익숙한 괴물 = 익숙한 공포가 될 법한 장면들을 로물루스 식으로 연출했다.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.
그런데 제노모프는 좀 싱거운데? 결국 반전이..
에일리언 하면 떠오르는 괴물은 역시 제노모프 일겁니다. 특징적인 긴머리, 혀에 달린 머리?.. 뾰족한 꼬리 등등
처음 등장 할 때만해도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는데 좀 더 진행하다보면 맥이 빠져버리는 어쩔 수 없는 녀석이었죠.
일단 등장인물들이 너무 적어서 제노모프가 실력 발휘하기에는 성이 차질 않고, 주인공이 각성하는 순간 물풍선처럼 터져버립니다. 총 하나로 에일리언 무리를 즙으로 만들어 버리는 주인공은 우주선에서 총을 처음 배웠습니다..
처음에 우주기지에 들어가서 페이스 허거와 조우하고 제노모프 처음 등장하기 전까지는 긴장감이 잘 유지 되다가 이후에는 몰입이 잘 안되더군요.
왜냐하면 주인공은 살 것이니까요.
예전에는 주인공이 죽게되면 그것도 엄청난 반전이었는데 에일리언 시리즈에서는 죽기도 하고 부활도 하고, 이미 써먹을건 다 써먹었습니다. 더군다나 위험이 피해가는 주인공이라면 이미 공포영화는 장르가 바뀌어 액션 영화가 되어 버리죠.
점점 주인공이 무조건 살 거 같다고 확신이 들어버리면서, 영화의 분위기가 팍 식을무렵 새로운 전개가 시작됩니다.
과거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플리처럼 에일리언을 썰어버린 주인공이 마주한 것은 새로운 괴물이었습니다. Share on X
기괴하고 신선했다.
모든것이 일단락 되었을 때 반전은 새로운 괴물의 등장입니다. 사실 제가 생각했을 때 감독이 보여주고픈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.
이 괴물체를 처음 봤을 때 익숙한 에일리언 괴물의 형태도 아니었고, 인간과 비슷하면서 괴기스러운 모습이 마치 네크로모프 같았습니다.
호불호가 갈릴것 같은 부분이지만 저는 상당히 신선했고, 에일리언 시리즈의 고어함이 이번 편에서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그 갈증이 사라졌습니다. Share on X
네크로모프는 에일리언 영화와 비슷한 SF공포 게임에서 나온 건데 시체와 결합된 외계 생명체를 뜻합니다.
여기서부터 영화 내내 보았던 다양한 제약들이 총망라되어 한정된 시간, 제한된 무기, 폐쇄된 장소 등 액기스로 훅 들이마신 것처럼 결말까지 진행되었습니다.
단물이 빠져버린 에일리언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소재라는게 이 영화를 본 뒤 소감입니다. 앞으로도 후속작이 기대가 됩니다.